자브라 엘리트 75t- 밸런스가 좋은 고성능 무선 이어폰
서론
최근 전철이나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을 타면 세 명 중에 두 명 정도가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착용하고 있더군요. 개인적으로 음향기기에 관심이 많다보니 어떤 모델을 착용하고 있나 훑어 보면, 애플, 소니, 보스가 가장 많이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SNS에서 광고도 자주 하고, 일렉트로 마트 진열대에서 처럼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제가 사용하는 무선 이어폰은 자브라(Jabra)의 'Elite 75t'인데요, 소니의 WF-1000XM3을 사용하다가 자브라로 넘어온 이후, 몇 년동안 다른 이어폰으로 바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브라라는 브랜드는 음향 기기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실테지만,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브랜드가 아니기에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덴마크에 본사를 둔 글로벌 브랜드입니다.
무선 이어폰, 헤드셋, 스피커폰, 청력 보조장치 등 오디오 장비와 통신 기기에 중점을 두고 프리미엄 음질과 노이즈캔슬링(ANC)로 나름 유명한 회사지만 앞서 언급했던 3개의 브랜드 대비 인지도가 높지는 않습니다.
한국에서 덴마크 음향기기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라면 과거 LG 스마트폰과 협업을 했던 뱅앤올룹슨 정도랄까?
오늘은 제가 자브라 엘리트 75T를 오래 사용하면서 느꼈던 부분들과 주요 특징, 그리고 가장 최근에 출시한 엘리트 10과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1. 주요 특징
▶ 소형화 디자인
- 자브라 엘리트 시리즈는 꽤 종류가 많은 무선 이어폰입니다. 앞에 넘버링을 통해 전작을 알 수 있는데요, 2019년 9월에 출시된 75t는 전작인 65t 대비 크기가 많이 작아지고, 무게도 개당 5.5g으로 가벼워졌습니다. 이로 인해 착용감이 개선되어 장시간 사용에도 귀에 부담이 적습니다. 충전 케이스 역시 콤팩트한 크기로 휴대성이 좋습니다. 2022년에 출시된 애플의 에어팟 프로2 충전 케이스보다 전체적으로 5~6mm 정도 아주 약간 큰 정도입니다.
▶ 우수한 배터리
- 최대 7.5시간의 연속 사용 시간과 충전 케이스를 포함한 총 28시간의 배터리 타임을 가지고 있는데다, 사용을 꽤 오랫동안 하지 않아도 배터리 소모량이 극히 적은 편이라 충전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USB-C 포트를 통해 완충까지 2시간 정도가 걸리지만 1시간만 충전을 해도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방수 및 내구성
- 방수 등급은 IP55로, 생활 방수는 물론 운동 시 땀이나 약간의 비에도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엘리트의 또다른 모델인 액티브의 경우 IP57 등급으로 더 높은 방수 기능을 채용했습니다.
2. 사운드 품질 및 기능
▶ 깊고 선명한 음질
- 자브라 엘리트 75t는 강력한 중저음과 균형 잡힌 사운드 프로파일로 유명합니다. 처음 사용할 때는 저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아주 플랫했는데, 전용 앱인 Jabra Sound+를 설치해서 저음 설정을 약간 과하게 해줬더니 만족스러운 울림이 전해지더군요. 어플은 반드시 설치해서 자신의 음악 스타일에 맞는 음질을 설정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특히, 베이스 성향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필수입니다.
▶ 노이즈 캔슬링과 히어스루 기능
- 출시 당시에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없었습니다. 기기 구조적으로 차음을 시키는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PNC)만 지원했는데,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도 추가되었습니다. 제가 구매했을 시기부터는 이미 펌웨어가 업데이트 된 상태에서 판매하고 있더군요. 그리고 다른 노이즈 캔슬링의 반대 기능인 히어스루 기능을 지원해서 이어폰을 착용한 상태에서도 외부 소리를 크고 또렷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왼쪽 유닛의 버튼을 누를 때마다 Off, 노이즈 캔슬링, 히어스루가 변경되기 때문에 사용 환경에 따라 편리하게 주변 소리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 뛰어난 통화 품질
- 4개의 MEMS 마이크가 내장되어 실내외에서 모두 선명한 통화 품질을 제공합니다. 특히, 실내에서는 이어폰 사용 여부를 상대방이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로 음성이 또렷하게 전달됩니다
3. 아쉬운 점
모든 이들에게 단점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하지만 아쉬운 점 몇가지를 작성해 보겠습니다.
▶ LDAC이나 aptX Adaptive 미지원
- 무선 이어폰에서 음질과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 중 하나가 코덱인데, 가장 좋은 코덱으로 평가 받는 LDAC와 aptX Adaptive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SBC와 AAC 코덱만 지원할 뿐이죠. 사운드 품질에서 작성한 것처럼 충분히 좋은 음질을 들려주지만, 둘 중에 하나라도 지원해줬다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참고로 애플의 모든 오디오 기기는 위 2가지 코덱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 노이즈 캔슬링
- ANC 기능 자체는 아주 잘 됩니다. 다만 이후에 출시된 Elite 85t나 Elite 10처럼 설계부터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을 고려해서 만들어지지 않고, 펌웨어로 업데이트 되다 보니, 설계부터 고려해서 만들었다면 훨씬 좋은 차음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 공간감 부족
- 음질 측면에서 특히 노이즈 캔슬링을 켰을 때, 주변을 가득 채우는 저음과 속도감은 훌륭하지만 공간감이 약간 부족한 편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akg n5005와 같은 고가형 유선 이어폰 모델과 비교했을 때 느껴지는 차이일 뿐, 비슷한 가격대의 무선 이어폰 중에서는 비슷하거나 크게 체감되지 않을 정도의 충분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 터치 기능 미지원
- 최근 출시되는 이어폰은 저가형도 터치 기능이 탑재가 되어 있는데 반해, 엘리트 75t는 물리 버튼만 지원합니다. 많은 분들이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디스플레이가 없는 기기는 물리 버튼만 지원하는 걸 더 선호합니다. 눌렀다는 확실한 피드백을 좋아하거든요. 양쪽에 물리 버튼 하나씩만 있어서 터치를 지원하는 무선 이어폰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적응은 빠르게 할 수 있습니다.
4. 최근 출시한 Elite 10과 비교
자브라의 최신 모델인 Elite 10은 출시 시기와 기술 수준에서 큰 차이가 있으며, 음질, 노이즈 캔슬링 성능, 착용감 등에서 상당한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습니다.
| 특징 | Jabra Elite 10 | Jabra Elite 75t |
| 출시연도 | 2024년 | 2019년 |
| 디자인 | 새로운 이어버드 형태 | 컴팩트하고 가벼운 디자인 |
| 노이즈 캔슬링 | Jabra Advanced ANC, 적응형 하이브리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 펌웨어를 통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
| 음향 기술 | Dolby Atmos, 헤드 트래킹 기술 | 강한 저음, 앱을 통한 EQ 커스터마이징 |
| 배터리 수명 | ANC 활성화 시 6시간, 케이스 포함 27시간 | ANC 활성화 시 7.5시간 케이스 포함 28시간 |
| 충전 | USB-C | USB-C |
| 방수 등급 | IP57 (방수 및 방진) | IP55 (방수 및 방진) |
| 블루투스 | Bluetooth 5.3, 멀티포인트 연결 | Bluetooth 5.0 멀티포인트 연 |
| 사용자 설정 | Jabra Sound+ 앱, EQ 조정, 스페이셜 오디오 | Jabra Sound+ 앱, EQ 조정 |
| 연결성 | Google Fast Pair, Windows Swift Pair | 표준 블루투스 연결 |
마치며...
자브라 엘리트 75t를 비롯한 이후에 출시된 제품은 어떤 걸 골라도 뛰어난 음질, 편안한 착용감, 그리고 안정적인 배터리 성능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출시한 Elite 10의 가격은 30만원대라서 저렴하지는 않지만, 전작들에 비해 비약적으로 강화된 기능으로 무장이 되어 음질과 편의성이 모두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랫동안 자브라 엘리트 75t를 사용하면서 내구성이나 배터리 문제 없이 좋은 음질과 편의성을 보여줬고, 특히 중저음 중심의 음악을 듣기 좋았습니다. 자금의 여유가 있다면 자브라 엘리트 10도 소니나 보스 못지 않은 좋은 음질을 들을 수 있기에 추천드립니다.